식당메뉴 40만개 분석해 레시피 추천·모바일 주문하면 산지서 직송…
美 키친 인큐베이터만 150곳…韓 배달앱·맛집추천앱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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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임지연 씨(37)는 서울 코엑스 주변에서 가족과 주말 외식을 하기 위해 국내 스타트업이 만든 ‘얍(YAP)’이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했다. 네이버 블로그 맛집 소개가 홍보성 글뿐이어서 믿을 수 없었기 때문. 이 앱에는 블루리본 서베이 정보도 있으며, 위치 기반으로 맛집을 추천해주고 쿠폰도 받을 수 있었다. ‘포잉(Poing)’이란 앱을 통해 전망 좋은 레스토랑에 실시간으로 예약까지 했다. 자리가 있는지 알아볼 필요도 없었다.임씨는 “미국에 있을 때는 옐프(Yelp)나 오픈테이블(Open Table)을 많이 썼다. 한국에는 검색해보면 홍보성 글이나 악성 댓글뿐이고 왜 빅데이터를 분석해 맛집 추천이나 실시간 예약 앱이 없는지 이해가 안 갔는데 요새 조금씩 나타나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국에도 맛집 서비스와 정보기술(IT)이 만나 새로운 시장을 여는 ‘푸드테크(Food Tech)’ 산업이 본격 이륙할 기세다. 푸드테크는 빅데이터, 비콘 등을 이용해 맛집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부터, 요리·배달에 이르기까지 기술로 해결한다는 개념이다. 음식을 만드는 원재료(농업)까지 기술로 생산성을 높여주는 개념으로 확대되기도 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키친 인큐베이터’라 불리는 푸드테크 창업이 폭발적으로 늘어 미국 전역에 150개 육성기관이 운영되고 있을 정도다.

미국은 맛집 추천과 식당 예약부터 푸드테크가 부상했지만 한국은 ‘배달 앱’부터 시작됐다. 주문 거래량이 이미 1조원을 돌파했으며 올해는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 3위 배달통을 인수한 2위 업체 요기요 간 경쟁이 가속화해 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올 정도다.

우아한형제들은 음식 정기 배달(서브스크립션) 업체 ‘덤앤더머스’를 인수하는가 하면 모바일 식권 업체 ‘식권대장(벤디스)’에 7억원을 투자하는 등 배달 앱 회사에서 국내 대표 푸드테크 회사로 변신 중이다.

모바일로 주문하면 지역 농가에서 상품을 직접 가져와 소비자 문 앞에까지 배달하는 서비스도 나왔다. 헬로네이처는 생산 농부의 이름을 붙여 24시간 내에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현재 6만명이 이용할 정도로 성장했다. 미국 아마존 프레시가 식품을 직접 배송하는데 국내에선 스타트업이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빅데이터는 푸드테크 산업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다. ‘블로거지’란 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대가를 받고 글을 작성해주는 블로거가 많아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을 해결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다이닝코드와 ‘포크 : 핫플레이스’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의 취향에 맞는 음식점을 추천해주는 맛집 큐레이션 서비스로 인기다.

‘식품 정보’를 활용한 사업도 유력한 푸드테크 산업이다. 미국에선 40만개 레스토랑 메뉴와 재료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푸드지니어스(Food Genius)’가 식품 프랜차이즈와 유통 업계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제공하며 2013년 매출 10억달러를 올렸을 정도로 커졌다.

구글은 최근 농업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주는 ‘파머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에 1500만달러를 투자했다.
파머스 비즈니스 네트워크는 씨앗과 토양 정보를 모아 분석해주는 회사다. 날씨 변화와 곡물에 따른 재배 방식을 데이터베이스로 축적한 뒤 그다음해 농업 생산량을 예측해주기도 한다.

■ <용어 설명>

▷ 푸드테크(Food Tech) : 기존의 식품 관련 서비스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에선 농업의 생산효율을 높이는 첨단기술로도 개념이 확대되고 있다.

[손재권 기자 / 이경진 기자 ]